수다닷컴

자전거 탄지 6 개월 되었군요.

예전에 젊었을때 몇년간 출퇴근 한 것도 있어서
그깐 자전거 별 특이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요.

틈나면 들로 산으로
한강도로든 일반도로든 내 가고 싶은곳 맘대로 다녔읍니다.

4000 km 좀 넘게 타는 동안
자빠진 적 한번도 없고
당연히 사고 난 적도 없고
크게 위험한 적도 없었네요.

자동차 운전경력도 25년쯤 되다보니
도로 다니면서 자동차의 움직임만 봐도
운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하기 때문에도로로 다닌는 것 또한 크게 겁내할 것도 없고
불편한 것 없이 마구 다녔지요.

시야가 뻥 뚫린 내리막 도로에서
엠티비로 60 km 가까운 속도까지 내면서
속도를 즐기기도 했고요.

밋밋한 한강 자전거 도로 보다는
사람도 있고, 차도 있고, 볼거리도 많은
시냇길을 좋아하게 되었읍니다.

서울 중심가를 자전거로 슬렁 슬렁 다니는 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지요.그러다 드디어 사고 났읍니다.

난 이제껏
사고 난 자전거 얘기를 들으면서
그들은 뭔가 특별해서 사고 당했다고 생각했읍니다.

과속을 했거나,
무리한 운행을 했거나
주의가 산만하거나
사고 날만한 성향을 지녔거나
그날 특별히 재수가 없었거나...

그런 사람들만 사고가 나는 줄 알았읍니다.그러나 그게 아니었읍니다.

속도도 5 km 도 안된 저속에서
크게잘못한 것도없는 상황에서도
자빠지면서 머리가 땅에 패대기 쳐졌읍니다.
(이게 특별히 재수가 없는 항목에 들어가긴 하겠군요. )

헬멧이 박살 났읍니다.

한 5분쯤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게 있었읍니다.

아마 헬멧 쓰지 않았다면
최소한 중상 이상
어쩌면 이 세상 사람 아닐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누군가 그럴지도 모르지요.

에이, 그런 저속에서 왜 머리로 떨어져?
무지하게 둔한 사람인가보다.
손으로 짚거나 자전거에서 튀어 내리면 되지.
쯧쯧....

나만 조심하면 되지, 왜 사고를 당해?
그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 분명히 있을겁니다.

바로 내가 얼마전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번 사고 상황을 설명해 봐야
그건 그리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번 사고로 느낀건,

자전거는
언제라도 사고 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걸 느꼈읍니다.

눈감고 울퉁불퉁한 계단길을 100 미터 정도 내려올 실력이라면
그런 사람은 사고나도 피해갈 수 있을겁니다.

그런 실력이 아닌 사람이라면 다 사고 당할 수 있읍니다.

난 다행히 머리가 깨지지 않았고
헬멧이 깨지는 바람에
헬멧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읍니다.
여러분!

자전거를 타는 동안은
헬멧은 꼭 쓰세요!!!!!!!!!!!!!!!!!!!!!!!!!!!!!!!!!!!!!!!!

모양도 없고
좀 우스꽝스러워서
웬만하면 안 쓸려고 하는 사람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바로 나!)

그나마 모양을 좀 이쁜걸 골라서 쓰세요.

만약에 사고 난다해도
왜 머리를 쳐 박아?

손으로 짚거나
자전거 튀어 나가면 되지...
그런 사람들은 둔해서 그런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얼마전 까지의 바로 나.)친구가 전에 해 준 말이 생각나네요.

자전거 사고 난 사람이
너보다 자전거 못 타서 사고 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머리가 멍합니다.
모두 안전 운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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