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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미국 의학자들의 실험장으로 즐겨 사용된 바 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0년대, 미국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특정 질병에 특정약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위해서 한국의 전쟁 피난민을 대상으로 했다는 언급이 보인다. 피난민들 중 특정 질병에 걸린 사람을 둘로 나눠서, 한쪽에는 약을 주고 한쪽에는 가짜 약을 주는 등의 방식이다. 이런 일은 지금도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비일비재하고 있다.

한국 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에는 결핵 환자들이 참 많았다. 이때 미국에서 결핵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국에 파견되었고, 한국 정부는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의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당시 일반적인 의학 상식으로는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가지 약을 한꺼번에 투약해야 내성이 생기지 않고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당시 미국 학자들은 한 가지 약만을 사용하면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실험을 한 것이다. 당시 한국의 의대 교수들은 이런 치료법에 반대했지만 정부는 듣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결핵균은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강한 내성을 지니게 되었고, 이는 미국 학자들의 좋은 논문 소재가 되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후의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결핵 위험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결핵균은 일명 슈퍼 결핵균으로 불리는 것으로, 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1차 약제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이 때문에 2차 약제나 3차 약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들도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못하다. 더구나 지금도 정부는 한국 의학자들이 주장하는 9개월 치료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시행하면 징계를 받는다. 정부가 강요하는 6개월 치료는 재발 확률이 크고 재발 시 강력한 내성균이 생겨 폐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결핵에 대한 세계적인 논문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과거 한국 정부가 국민들의 건강을 다루는 입장이었고, 그것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대, 광우병에 걸린 소를 죽여서 만든 사료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소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학자들은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변형 프리온이 자주 발견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최소한 30개월 미만인 상태에서 도축된 소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 발표를 듣고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수입하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도 30개월 이상인 소에서 나온 쇠고기를 미국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영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은 헌혈도 못하게 금지시켰다. 수혈에 의한 광우병 감염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실제로 인간 광우병의 환자가 2명이 발견된 뒤, 미국인들은 30개월 이상된 소에서 나온 쇠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30개월 이상된 소들을 그냥 폐기하기가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소가 태어나서 두 번 출산을 하면 30개월을 가볍게 넘긴다. 따라서 미국에도 30개월이 지난 소가 많다. 이 소가 죽으면 먹지도 못하고 유통도 못하고 그냥 묻어야 한다. 광우병에 걸린 소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사실 미국은 그동안 광우병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했고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다. 그들은 이제 괜찮을 때도 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데 아직은 찜찜하다. 어떻게 실험을 해보고 싶은데 마땅한 대상이 없었다. 마침 그럴 때 이명박이 미국을 방문하고 한국인을 실험 대상으로 제공하는데 흔쾌히 동의했다.

얖으로는 전 세계의 의학자들이 한국을 흥미진진하게 주시할 것이다. 한국의 모든 상인들이 상도덕과 자신의 양심에 따라 미국소를 한국소라고 속여 팔지 않으리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육류의 원산지 표시에 대해 본격적인 단속을 한 적이 없다. 이제 앞으로 싸게 들어오는 미국 쇠고기는 쇠고기를 원료로 하는 다양한 식재료와 의약품에까지 사용될 것이다. 물론 그 원산지에 대해熾?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학교와 군대 급식에 미국 쇠고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까지 학교 급식과 군대 식사의 관리 실태를 보면 이런 말이 지켜질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수렴한다. 앞으로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을 대신해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도축된 쇠고기를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계속 먹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약 10년 쯤 뒤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 세계의 학자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과연 미국이 광우병 인자를 제대로 통제해서 미국 쇠고기가 안전한지, 그리고 만일 미국이 광우병 인자를 통제하지 못했을 경우,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도축된 쇠고기가 대량으로 유통되었을 때, 인간 광우병의 발병 양상은 어떤지에 대한 통계가 그것이다. 현재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광우병 발병 지역에서 도축된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나온 쇠고기를 대량 유통시킨 사례는 없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이런 결정은 한국 이외의 다른 나라 의학자들에게는 너무나 고맙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데이터 수집이다. 만일 이대로 인간 광우병이 한국에서 발병하지 않으면 사실 가장 좋아할 것은 미국 정부와 도축업자들이다. 그들은 안심하고 모든 쇠고기를 자국민에게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광우병이 발병하면 전 세계 광우병 관련 의학자들이 (내심으로는) 환호할 것이다. 그동안 세계 어디서도 불가능했던 사상 최대의 임상 실험덕분에 이전까지는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수많은 감염 경로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의 의학자들은 꽤 오랫동안 한국을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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