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내는 예비시모...
나샘
결혼까지 3개월 남았네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와 아직도 자식 위에 계신 듯한 괄괄하신 홀시모.
물론 부모가 자식 위에 있는걸 나쁘게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표현하는 의미... 대충 감은 오시나요.
처음부터 그랬습니다.
제 앞에선 첫만남부터 그저 오냐오냐..
하지만 무언가 느꼐臍?느껴지는 불안감-아 어머님은 내가 맘에 들어서 승락해주신게 아니라 당신이 끔찍히 아끼는 아들이 택한 여자니까,
내자식한테 장난감하나 사주는 듯한 마음가짐이신거구나.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든 건지..
오늘 셋이 간만에 외식을 했습니다.
결혼준비과정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그러시더군요.
요즘 가전이래봤자 티비 냉장고 세탁기인데 그거만해도 천만원이 넘는다,
얘 누나들은(시집간지 6년) 벽걸이 티비해갔는데 2백이었다,
냄비같은 것도 백화점가서 죄다 샀다, 내 생각도 그렇다,
역시 비싼게 다르다, 애기 이유식을 끓여도 늘러붙지않고 쫄지도 않는다,
괜히 비싼게 아니다, 그릇도 종류별로 다 사야지 나중에 손님대접
할 때도 많이 필요한데 없으면 곤란하다,
...그 말 끝엔, 암튼 그건 느 어머니가 알아서 해주실거다, 알아서 준비해라.
그러면서 패물은 뭐받고 싶냐 물으시더군요.
분명 전에도 남친통해 정확히 전달했는데, 간소하고 실용적으로 하고싶다고,
나는 목걸이 반지 이렇게 한세트만,, 오빤 반지와 시계만.
그런데도 또 물으시길래 다시한번 한세트만 간소하게 하고싶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서서 더 하고싶었는데..이런 생각하지말고 돈줄테니 하고픈만큼 하랍니다.
저 말했습니다. 제가 보석욕심이 없어서요 호호호........
그리고는 남친에겐, 그래 넌 뭐받기로 했냐고.
그 뒤엔 별내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참.....멘붕 오더군요.
분명 애초에 간소하게 하자 했던거고 저도 넉넉하지 않지만
남친역시 집에서 돈보태줄 능력 없으십니다.
그저 남친이 모아둔 돈으로 준비하고 대출생각하고 집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 돈도 넉넉하지 않아서 제가 투룸도 좋다고 했지만
그걸 찌질하게 보는 예비 시댁...
큰형님은 꼴랑 천만원 빌려주신다면서 분수에도 안맞는 몇억짜리 아파트있는 동네를 상견례자리에서 대놓고 말씀하시더군요.
어쩌라구요. 친정에서 보태라는 소리로밖에 안들리더군요.
저희 엄마가 한번은 그러시대요.
어째 남자랑 여자가 바뀌었냐고.
문득 슬퍼집니다.
부족한 돈때문에 한정된 곳에서만 구하다보니(무조건 아파트 말씀하셔서 아파트만 알아보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심한 전세난 속애서 환장하겠습니다.
이젠 맘놓고 천천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정안되면 일단 남친이 살고있는 원룸에 있다가 옮기기로.
그런데 어머님 그러시대요.
집 천천히 알아보라고. 그 원룸에 좀있어도 되지않냐고.
자잘한 가전은 미리 사두라고. 큰건 예약금 걸어두면 나중에 집구해서 배달해달라면 된다고.
알아서 준비하라면서 왜 제 친정엄마역을 하시려하는지.
티비요? 저 안그래도 얼마전 견적뽑았는데 티비 그냥 lcd로 해서 40인치 90만원대로 봐뒀습니다.
저희 티비별로 보지도 않고 벽걸이까지 굳이 필요없으니까요.
헌데 형님은 6년전에도 2백짜리 하셨다는 말을 듣고나니 찝찝하네요.
분명 남친네 잘살지 못하는데.
남친월급으로 근10년을 너무도 멀쩡한 몸으로 일안하시고 월급통장쥐고 거기서 용돈으로 쓰셨으면서.
그래놓고 자기돈인것마냥 생색내시며 결혼하면 수표로 바로 주겠다고.
아......순간 욱해서 내내 삐에로처럼 의미없는 웃음만 보이다 왔네요.
이게 대체 뭔지...
울컥하네요.
저 어려움없이 자라서 솔직히 경제개념 그다지 밝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아둔 돈이 없었구요. 그래서 반성했구요.
하지만 분수는 압니다. 그래서 투룸부터 시작하자 했던거고.
부모님 돈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모두 갚을거구요.
저희 부모님. 서른이 넘은 저를 끼고 살고 싶어할만큼 아쉬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대접을 받으니 참...괜히 부모님께 죄송하네요.
끝까지 불효를 저지르는거 같아서.
참.. 어머님이 그러시대요.
백사려거든 미리 사지말고 면세점에서 사라고.
구찌같은거 백만원 넘더라고.
시모요? 천상 푸근한 아줌마스타일입니다.
그 분의 입에서 구찌란 상표가 나온 것도 놀랍고.
그건 마치 그걸 사달라는 말로밖엔 안들리더군요.
분명 저 명품이 뭔지도 모르는 여자인거 형님들이 먼저 알아서 얘기해서 충분히 아실텐데.
제가 너무 비뚤어진걸까요...
궁합에서 저희 둘, 엄청나게 싸울거라고 점괘가 나왔다는데,
그래서 어머님 평소엔 남친에게는 굉장히 안쓰러워보이는 모드로 돌변하십니다.
자신이 무슨말해서 둘이 싸울까봐 전전긍긍하신답니다.
그런데 결혼준비과정 일일이 보고안했다고 저녁때 설거지하시며 그릇을 집어던졌다시더군요.
형님이 그걸 보시곤 남친에게 말하더랍니다.
저 그집에서 계속 이쁨받게 하고싶으면 눈치껏 잘하라고...
저희 부모님은 되려 너네도 어른이니 알아서 준비하라시는데..
휴..답답한 마음에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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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찬
사회에서 만나면 가능한데 집안으로 엮이면 으...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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낶아
제가 다 답답하고 속상하네요~
힘내세요 님아
이런경우는 오히려 능글맞게 어머니어머니~~하면서
할말 다하시면서 대하시는게 나으실꺼예요^^ -
흙이랑
차라리 제가 예민한거라고 생각하면 편할텐데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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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외...아...제가 화가나는군요......
기운내셔요... 사람바뀌는게 하루이틀안에되는것두아니구...
평생이걸려도 안변하기도하고....맘고생 많으시겠네요 힘내셔요 ! -
맞빨이
아... 이래서 30년을 독신외치며 살았던건데... 요즘은 자주자주.. 남친 만나기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이럼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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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그리나
시댁. 특히 홀시어머님과의 관계는 참 어렵네요. 저두요~~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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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라데
그래서 한때는 아예 난 그냥 도도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며느리가 되야겠구나란 생각도 했지만 그럼 남친이 너무 힘들거 같아서 포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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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라
읽으면서 속이 부글부글하네요~~답답하시겠어요...힘내세요..뭐라 위로 말을 드려야할지...잘 변하실 분 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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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뎃집
남친은 제가 마마보이라고 놀릴만큼 엄마밖에 모른답니다.. 제발 우리엄만 안그래라는 말따위 하지말라고ㅎㅎ 제가 충분히 설득시킨다고 시킨 적도 있었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쉽게 바뀌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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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을
예랑님보고 결혼결심하신거니 힘드신거 속으로 끙끙하시지마시고 서운한점 힘든점 다이야기하셔서 합의점찾고 하셔야 나중에라도 덜힘드시지않을까요?대화많이 하셔야지 좋을꺼같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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