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닷컴

때는 바야흐로 귀신이 한참 활동 하기 좋아 한다는 saturday night AM 12:00경.

새벽같이 출발했던 영월 번개가
막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어느덧 1박2일로 넘어가 버리고
반포대교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홀로 복귀중이었습니다.

곳곳에 공사판들이 난장판이고 윙윙거리는 무서운 바람소리와
인적이 완전 끊긴 한강 도로가 갑자기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처럼 무섭게 느껴졌어요.
가로등에 비추는 제 그림자에 엄마나~하고 놀래며 페달링 하기를 수차례.-.-;
등줄기에서 페달링땜에 흐르는 땀인지 아님 공포에 질린 땀인지 모르겠지만 줄줄...흐릅니다.

바람소리가 아닌 바퀴 구르는 소리가 슝슝 하고 들리더니
스프린터 두대가 앞질러 나갑니다.
인적끊긴 밤에 저같이 벙개 끝나고 복귀중인분들이던가..아니면 특훈중이겠죠? ^^
페달링이 뭐...뵈지도 않더라구요.
자연스레 셋이서 다정히(?) 달려 주었습니다.ㅎㅎ
2-3분 같이 달렸는데 선두가 지치셨나..속도가 좀 줄길래 쌩하니 앞으로 나가서 조금 페달링하다 보니
뒤가 허전해요. 본의 아니게 떨궜나....-.-;

다시 공포에 질려 마구 페달링 하고 있는데 원효대교쯤에서 또 뭔가가 쓕쓕 하며 붙어요
이번엔 로드사이클.
또 자연스레 다정히-.-; 달려주었습니다.
열심히 페달링 하시더라구요.. 그분 덕분에 맞바람 덜 맞아서 저는 페달링 속도가 줄었어요.
아까 미벨 두분보다 속도는 좀 더 줄었더군요.
아~잘됐다. 안그래도 힘들었는데 조금 쉬며 페달링하자. 게다 무섭잖아.ㅎㅎ
근데..
예전에 피빨기하며 뒤에 붙은거 보면 브렉 확 잡아서 자빠뜨리고 욕을 바가지로 퍼붓고 싶다는 글을 본터라..
한밤에 자빠지고 욕먹고싶진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기냥 같이 가는 꼴이 되어버려서
앞분에게도 괜히 미안하고 너무 조심스러웠더랬어요 ㅠㅜ
그분도... 계속 뒤를 확인하시더라구요.
난 피빨기가 아니라..어쩌다 같이 갔을뿐인데 이론이론~~ㅠㅠ
오해 받기 싫으니 추월을 해? 말어?
한참 고민 하고 있는데...
나의 맘을 읽은듯 서강대교 북단에서때마침 올라오는 그분의 오른손!!!
(아닛! 우리동네 사람인겨?)
오른쪽으로 빠진다는 수신호를indexfinger로 톡톡 치며 두번 흔들어 주시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절도 있는 손가락의 움직임!!!!!
태어나서 그렇게 절도있는 수신호는 처음 봤습니다!! 완전 멋져~~~>.<

무슨 용기였답니까..
고맙습니다~하고 인사하였어요. *^^*
바로 조심히가세요~라고 하셨던가..여튼 이런 화답이 오더군요.
어헝~~ㅠㅜ
내가 이렇게 늙다리만 아니었더라도 함 쫓아가볼것을.ㅎㅎㅎ
뒷태와 손가락만 보았고 목소리만 들었지만 이분...분명 훈남이셨을겁니다.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밤12시경에 긴머리 풀풀 날리며 미친 페달링 하고 있던제게
짧으나마 바람막이 해주시던로드라이더님~
덕분에 맞바람 맞음서도 12킬로를 14분만에 주파하였습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항상 안라하시고 즐라하시길 바랍니다.^^*

By EveryWoman Be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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