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닷컴

나는 난데 또 다른 내가 있는 건 아닌가.
스쳐 지나간 광란의 추억속에서도
가슴속에 너를 품은 건 나만의 사랑이 아니었거늘

지쳐 이제는 고개를 떨구고
요란하게 흙바람 맞을지라도
민들레꽃 생을 당신은 이어 가야만 했는가.
홀로 왜 있었느냐.

지나간 시간 아픔을 오는 세월 바람 맞으며
꾸러미로 내 행복이 포장돼도
한켠 구석 깊은 곳 쳐박혀진 그리움에
두손 모아 애원하고 있을진 데

과거의 이름 석자만으로 제 갈길 바쁜 터라
홀로 서서 읊조리는 그게 나의 현실이 됐구나.
흐릿하게 짙어진 형광등 불빛에 타올라
잊어 버리려 애쓰는 속 마음을

가슴속 응어리 두손 크게 벌려 외쳐봐라.
너를 어디서든 기다리진 않았기에
눈물 덩어리 때론 두눈 붉혀 살아 갔노라.

가까이도 좋다. 좀 더 멀리도 좋다.
겹으로 그리움을 껴안고
헤어지지 못하는 심정을 노래할 수 있다면

헤아려 왔던 날들이 더 슬퍼져도
그 날처럼 그리웠던 그 님의 모습을
맘 놓고 잠시라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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