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닷컴

정말이지 오늘 제 잔차인생 통틀어 엄청난 충격과 공포(?) 섬뜩함... 현실부정..!! 하고싶은 날입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일단 저의 설명을 대충 합니다.

이십대 후반이고 담배 끊은지 1년 반가량 되었습니다. 나름 저의폐가 80%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생각합니다;;ㅎ

체구가 크지않아 몸무게도 적게 나갑니다. 58Kg 정도.. 헬스와 택견을 어려서부터 해왔고 나름 몸도 이소룡(본인생각;;) 못지않게

가꿔왔다고 자부합니다. 자 이정도면 어느정도 잔차타는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또 그럴거라 확신합니다.

도로 50% 윷?50% 임도 20% 산 30% 정도로 잔차를 즐기고 있습니다. 잔차는 풀샥이고 타이어는 앞뒤 켄다 2.1 네베갈입니다.

잔차의 무게는 대략 잡다한거 다 달고 12Kg 정도 나오는것같습니다. 저는 나름 남들한테 체력적으론 자신있다고 자부합니다.

여태 해왔던 운동과 젊음 패기!!! 그러나 이것은 오늘부로 아니 오늘부터 원점입니다. 저의 수련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 만난 괴물아줌마 때문입니다...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힐 않습니다.

집에서 나와 한 20분 정도 국도를 거치면 아라뱃길이 나옵니다. 20분간 대략 설렁설렁 몸풀기 페달질로 아라뱃길에 도착합니다.

아라뱃길에 도착하는 순간부턴 전 처음부터 거칠게 몰아부치는 스타일이라 RPM120 정도로 스타트 합니다. 앞2단.. 뒤6단..

제가 가장 즐겨쓰는 기어비입니다. 대략적으로 속도는 28~29 정도로 나오고 바람에 따라 지형에 따라 약간씩 + - 됩니다.

오늘은 몸컨디션도 최상이라 신나게 페달질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5분정도 달렸나.. 누가 뒤에서 쌩~~~ 하고 저를 제껴갑니다.

그것도 그냥 간발의 차로 제끼는것도 아닌 그냥 아주 깔끔하게;;; 저의 스타트 구간에서 저를 그렇게 깔끔하게 제껴가는 사람은

정말 빠른 로드분들아니면 정말 자세 나오는 MTB 분들 외에는 없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합니다.. 오?.. 이것봐라..?!!

한판 붙어보자 이거지..??!!! 오냐 넌오늘 사람 잘못건드렸어..!!!! 스타트 구간이라 저도 힘이 남아 돕니다.

기어를 3*8로 바꿉니다. 무거운 기어비 때문인지 RPM은 90 정도로 줄었습니다. 대략 속도는 35~37 나옵니다.

이미 기어비를 이렇게 놨다는건 뒷일은 생각치 않겠다는거였습니다. 오직!! 지금!! 전 그사람의 얼굴을 보고싶었습니다..

몇분 지났을까.. 서서히 그사람과의 거리가 점차 좁혀집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후후... 나의 승리다..

그분의 1미터 뒤까지 바싹 쫒았습니다. 그분의 차림새는 주황생 바람막이에 검은색 메리다 쫄바지.. 오색찬란한 헬멧;;;;

잔차는 세븐 티탸늄 MTB 였습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건장한.. 자세 나오는 남성분일거라고 예상한 저는 갸우뚱합니다..

그래서 추월함과 동시에 얼굴을 보고싶어서.. 폭풍 페달질 시작합니다.. 그분의 왼쪽 핸들바에 달려있던 백미러.......

순간 그 백미러를 봤는데 그분도 저를 보고있었는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근데 그기분이 뭐랄까;;; 약간 비웃는듯한?? 가소롭다는??

그런 왼지모를 미소가 비춰지는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제가 옆차선까지 넘어서야 그분의 얼굴을 볼수있었습니다..

순간 헐......................................... 이미 그광경을 본순간 저의 다리는 이미 저의 다리가 아니었습니다..

심장은 이미 미친듯이 뛰고있었고 구토증세 까지 나오는 몸을 이끌어 간신히 본 그분의 얼굴은;;;;; 대략적으로봐도연세 50 이상???

헬멧 밖으로 약간씩 삐져나온 파마머리 사이사이에 흰머리를 보는순간...;;;;;; 전 그자리에서 멘탈붕괴..............;;;;;;

그분은 마치 절 가소로운 어린양 보듯이 한번 쓱~~ 쳐다보고는 다시 쌩하고 가십니다..

절대 흐트러짐 없는 그 자세.... 완벽한 그 자세를 뒤로 하며 말입니다 ㅠ.ㅠ..

전 간신히 가장 가까운 벤치까지 와서야 자전거를 내동댕이 치고 벤치에 대짜로 누워버립니다;;;; 헐;;; 이럴수가;;;;;

여태 내가 살아오며 해왔던 운동과... 그 빡쎄게 탔던 잔차추억과.... 이모든게 50넘어보이는 아줌마분께 밀린다는것인가;;;;;;;;;;;

전 바로 방향을 틀어 집으로 옵니다... 갈기갈기 찢겨진 자존심과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된 몸뚱이를 이끌고 ㅠ.ㅠ..

내일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수양(?) 을 쌓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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