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엘타 에스파냐[12] - 17스테이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작전 ㅠㅠ
란새
스포 많습니다.
결과 모르고 보시면 까무라치실 경기입니다.
내용 나갑니다.
콘타도르가 브레이크 어웨이?어웨이로 스테이지 승을 따내며 리더저지를 거머쥐었습니다.
이미 발베르데에겐 100초가량 앞섰는데 오늘 얻어낸 시간차와 보너스타임차이까지 보태면 거의 2분을 앞섭니다.
그리고 로드리게스에게 뒤졌던 28초는 뒤집고도 남을 2분 30여초의 시간차를 얻어내어서 전체시간차는 역시나 2분가량 앞섰습니다.
20스테이지 보라 델 문도가 남았지만... 부엘타는 끝났습니다.
콘타도르의 우승입니다.17스테이지는 4%정도의 완만한 경사도를 지닌 17km에 이르는 긴 피니쉬 클라임을 가졌습니다.
11스테이지 TT에 끼어있던 4.47% 10km짜리 클라임과 유사한 구석이 있는...
그래서 제가 이전 글에 산술적인 계산을 하자면 로드리게스에게 30초가량을 얻어낼 수 있다는 추정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산술적인 이야기일 뿐이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17스테이지를 마치 TT경기처럼 만들어버렸던 것...
이번 대회를 통해서 급경사구간에서는 로드리게스를 제압하긴 어렵다는 것이 드러난던지라 승부처를 보라 델 문도보단 완만하고 긴 클라임인 17스테이지로 잡은 삭소-틴코프의 전략이 완벽하게 들어맞았습니다.
중계가 시작되는 11시에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브레이크 어웨이 그룹에 흰 저지의 콘타도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브레이크 어웨이는 종합순위권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 스테이지 우승이라도 해보자면서 펠로톤을 뛰쳐나오는 건데 말이죠.
종합순위 2위에 있는 선수가 브레이크 어웨이라니요.
순간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종합순위권자가 브레이크 어웨이를 나서면 일단 펠로톤은 혼돈에 빠지게 되고, 추격자들이 가속하게 되면 뿔뿔이 작은 그룹으로 흩어져버린다... 그렇다면 로드리게스의 바람막이역할을 해줄 선수를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콘타도르앞에 삭소-틴코프의 선수는 달랑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 때가 30여km를 남긴 시점인데 그 긴거리를 어떻게 한 선수가 끌어줄까했는데... 배번 38이 보이더군요.
아스타나의 티라롱고.
작년 지로 디탈리아 19스테이지의 우승자이며, 올해 지로 디탈리아 7스테이지 우승자인 아스타나의 주요 도메스틱입니다.
티라롱고는 콘타도르가 아스타나에 있던 시절의 옛동료인데요.
콘타도르가 작년 지로 19스테이지에서 티라롱고의 추격자들을 짓밟고 올라와서 힘겨워하는 자신을 도와 우승하는 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올해 7스테이지에선 스카포니를 드라마틱하게 추월해 우승한 다음 피니쉬 라인에서 그대로 뻗어버렸다가 일어나서 한 인터뷰에서 잊지 않고 콘타도르를 언급했었습니다.
그 티라롱고가 15km를 남긴 시점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콘타도르와 로테이션을 하면서 끌어줬습니다.
사실... 무위에 그치긴 했지만 16스테이지에서도 다소 의아한 상황이 있긴 했습니다.
종합순위권에서 멀어진 유스칼텔의 안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소-틴코프의 트레인이 가동되기 전까지 표정을 일그러뜨려가면서 두명의 유스칼텔 선수가 펠로톤을 끌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삭소-틴코프의 트레인이었던 거였습니다.
이것 역시 작년 지로에서 콘타도르가 14스테이지에서 안톤의 우승을, 15스테이지에선 니에베의 우승을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느낌이 나는 움직임을 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유스칼텔이 그에 대한 답례를 했다고 볼 만한 부분입니다.
브레이크 어웨이에 나선 콘타도르를 추격하는 발베르데는 팀메이트인 배번 4의 INTXAUSTI ELORRIAGABenat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껏 자주 발베르데를 끌던 퀸타나는 로드리게스의 뒤에 붙어 심리적인 압박을 가했구요.
그리고 삭소-틴코프의 두 선수는 로드리게스의 앞뒤에서 속도를 지체시키는 역할을 하다가 피니쉬가 다가오자 둘이 모두 로드리게스의 뒤쪽에 붙어있었습니다. 거기도 유스칼텔의 한 선수가 뒤에 붙어있었구요.
유감스럽게도 카추샤의 선수는 로드리게스를 도와주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완벽하게 고립된 로드리게스는 콘타도르에게 무려 2분 38초를 잃고, 보너스타임 12초까지 보태면 2분 50초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발베르데에게마저도 역전되어 종합순위 3위로 주저앉은 비극이...
경기 도중에 해설자가 로드리게스에겐 팀메이트도, 친구도 없었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그럼...
스테이지 결과는
우승 콘타도르
2위 발베르데 +6초
등외 로드리게스 +2분 38초
종합순위는...
리더 콘타도르
2위 발베르데 +1분 52초
3위 로드리게스 +2분 28초
18, 19스테이지에선 시간차가 별로 나지 않을 스테이지이고, 20스테이지에선 시간차가 날 수 있겠지만 콘타도르가 저렇게 긴 시간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되어서 절대로 앞서나가지 않고 로드리게스와 발베르데의 뒤에만 붙을테니까요.
콘타도르는 피니쉬에서 그 유명한 피스톨샷도 하지 않고 전혀 절제되지 않은 포효의 세레모니를 했습니다.
야수의 울부짖음같은...
팬인 입장에선 울컥하더군요. ㅠㅠ
전 콘타도르의 영원한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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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루
들어와서 중계트니 포효만 봤다는!!파일 찾아봐야겠네요.항상 알기 쉽게 풀어주셔서 재미가 쏠쏠합니다 감사해요^^콘타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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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드립
콘타도르가 살려준 손목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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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솔
저도 오늘은 무언가 하긴 해야겠습니다.
콘타도르의 멋진 복귀를 기념하면서. ^^ -
깜찏한그1녀
아 콘타도르. 오늘은 자출해야겠습니다.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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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
그렇게 응원해도 내내 패배만 거듭해서 안타까웠는데요.
정말이지 팬의 눈물을 쏙 빼주는 한방을 날려주네요.
리더저지입고 빵야~ 얼마나 보고싶었던 장면이던지요. -
가루
역시 무섭네요...역시 결정적으로 빵야 한방 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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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1혹
완벽한 작전, 힘을 다한 친구들, 그리고 자신의 다리.
자격정지기간동안 칼을 갈았던 콘타였습니다.
저 역시 우승순간과 이어지는 영상들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정말 인상적인 스테이지 우승이었습니다.
ㅠㅠ -
지음
작전의 성공이었고 팀구성도 중요한걸 느꼈고 심심한 코스를 이렇게 만들다니 ..... 나 살아있어!! 라고 외치는듯했습니다.
스테이지 우승일뿐(??)인데 인터뷰중 눈시울이 빨개지더군요 -
화1이트
원샷 원킬...
그야말로 결정적인 한방으로 99% 부엘타를 거머쥐네요.
^^ -
모아
꼰따가1등 ㅎㅎ 오늘도 상세한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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