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유 5일째.. 상실감에 넋두리해요...
에가득
갑작스런 맹장수술로 인해 계획에 없던 단유를 결심하게 되었네요..
병원에 입원해 있던 3일간은 신랑이 아기 돌보고.. 재우고..
자기전... 아침에 자다깨서 많이 울긴 했지만..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는 듯 보였어요..
단유 5일째..
낮에는 쭈쭈 생각 안나게 간식 열심히 챙겨먹이고..
좋아하는좋아하는 코코몽도 데려가고..
새로운 장난감도 사주면서 잘 놀아줬어요.
아침에 비몽사몽에 스스로 젖 찾아먹던 아이라..
늘 아침밥은 먹는둥 마는둥 했는데..
어제는 밥도 잘 먹고 우유도 200미리 한팩을 다 먹고
엄청난 식욕을 발동하더군요..
덕분에 응가도 4번이나... ^^
저는 가슴이 힘줄이 불거질 정도로 불어서..
수술한 배가 아프기 보다
불어난 가슴이 너무 아파
아기를 꼬옥~ 안아주기가 힘들정도였지만..
최대한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그렇게 또 하루를 보냈구요..
잠들기전.. 아직은 아가의 세포들은
젖먹던 순간을 기억하는지..
엄마품을 파고들어 옵니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아빠가 아기띠를 하고 토닥여 재웠네요..
한참을 울다.. 울음이 흐느낌으로 바뀌고..
어느새 잠든 아기....
그렇게 아기는 스스로 적응해나가려 애쓰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준비되지 않은 이별에 더 당황한 건
아기가 아니라 저였나 봅니다..
꿈같은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아가가 스스로 이별할 수 있을 때 큰 충격없이 이별해야지 생각했어요.
막연히 언제까지라는 것도 없이..
모유수유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고..
돌쯤 되니 집착이 심해져서..
밖에서도 안으면 옷 안으로 손을 넣는 행동에
곤혹스러운 적도 많았어요.
특히나 좋아하는 술도 못마시고.. ^^
하지만 이 모든 걸 다 참을 수 있었던 건..
꼴깍꼴깍 젖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아이 얼굴..
나와 눈을 마주치며 베시시 웃던 사랑스러운 미소..
무엇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둘만의 소통이랄까..
그런 애착감이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깊이 뿌리내려 있었지요..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모자동실을 고집하면서..
출산후 태반유착으로 고열에 탈진까지 하면서도
아기에게 젖을 물리겠다고 미련스럽게 굴었던 것하며..
조리원 첫날 갑자기 젖이 불어 젖몸살에
돌덩이처럼 굳어 장장 4시간을 짜내도 다시 차올라
어린아이처럼 발을 동동거리며 울던 것 하며..
시작은 힘들었지만.. 그후론 젖몸살 한번 없이
젖량이 적어 고생도 없이..
수월하게 386일을 먹였네요..
잠든 아기를 끌어 안고..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결국 참았던 눈물을 토해내고 말았어요..
둘만 아는 비밀의 화원을 짖밟힌 것 마냥
너무 큰 상실감에...
눈물은 계속 흐르고....
사실 젖을 먹이는 것 말고도 해줄 수 있는게 너무 많은데..
단유하고 밥도 더 잘 먹고.. 더 잘 잔다고 하는데..
6개월이 지나면 모유에 영양가 없다는 말도
분유회사의 농간으로 치부하고 싶고..
아직도 젖먹이냐는 친정엄마의 야유섞인 말도
WHO에선 두돌까지 권장한다 잖아 하고 되받아치고..
그렇게 저는 어쩌면.. 정말 오랫동안 아기를 품안에 두고 싶었나 봅니다..
항생제만 끊으면..
다시 수유를 이어갈까..
그러면.. 아기가 더 헷갈려 힘든걸까?
아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결국 하얗게 밤을 새고
들어주는 이 없는 넋두리를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하고 있습니다...
-
내꺼
저 이글 제가 썼나하고 깜짝놀랐어요
작년 저희첫애가 엄마뱃속에 갑작스런 동생이 생기는바람
단유했거든요 첨엔잘해내다가 1주지난뒤부터 밤에흐느껴울고불고 그랬어요 저도많이 안고울었어요 마침 단유를하려고
100밤뒤 빠빠이하자고했었지만 전거짓말쟁이가 되고...
둘째계획없음 조금더먹이시면어때요?
전둘째낳고 첫애두 가끔씩빨아먹어요 엄마냄새 엄마쭈쭈 좋다구요 항생제먹고나면 젖이 물처럼하얘진다던데
친구가 울고불고했는데 한의사가 돼지족 끓여먹으래서 먹었더니 다시 돌아 -
아담
아... 단유우울증이란게 이런건가봐요..
1년을 넘게 잠 뒤척여 가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행복함... 이제 또 다른 곳에서 그 행복감이 생기겠죠?? 님두 힘내세요...감사해요 -
휑하니
아.. 제맘이랑 너무 똑같으세요. ㅠㅠ 전 지금 단유 8일째이거든요.. 돌덩이 같던 젖도 이젠 조금씩 마르면서 덜 아프고.. 꼬미는 밥도 간식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데 그냥 제 마음이 너무 짠해서.. 혼자 몰래 울곤 하네요..ㅠㅠ 모유수유야 말로 신이 엄마라는 존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인거 같아요.. 힘내세요...^^
-
재넘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아기와 나 둘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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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누리
저두 단유할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고 눈물나요ㅜㅜ 다담주 돌 지나구 10월부터 쮸쮸 안녕하자 말은 하고 있는데 일만 아니면 늦게까지도 계속 먹이고 싶은데..끊는게 잠도 잘자고 이유식도 잘 먹는다지만 왜케 슬플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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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아마도 같은 맘이라 그런가봐요..
언젠가 해야될 일인줄은 알고 있지만 제가 원했던건 이게 아니라서... 감정이 복받쳐서 잠도 안와요.. -
가을
어쩜 ㅠㅠ 저 자려다가 글 봤는데 눈물 났어요ㅠㅠ 단우 자체도 슬프긴 한데 어쩜 글이 이렇게 감성적이고 슬픈지 흑 ㅠㅠ 저도 짐 169일 꼬미 나중에 단유할 생각하니 막 슬퍼요 몬가 둘이 통하는 느낌이에요 젖먹이는 엄마들이 특히 이런느낌이 강한거 같아요 에궁 맘이 막 짠하네요 ㅠㅠ
-
찰스
깡지맘님 댓글읽다가 적어봐요
저희아기도 수신증이라는데....ㅠㅠ 요것때문에 저는 몇날몇일을 고민하고 있어요
다 완쾌했는지 ^^
저흰 경미하긴하지만 2단계라고 해서 ㅠㅠ -
장미
감사해요.. 괜찮아지겠죠?? 이또한 지나가겠죠??
맘이 왜이렇게 아픈지 모르겠어요.. 그냥 가슴이 자꾸 먹먹해져서..., -
이든샘
저도 아이 10개월에 신우신염와서 갑작스레 단유했어요.종합병원이라 일주일 입원하는 동안 2인실 있을때 한번 봤는데 엄마 며칠 못봤다고 서먹하게 구는데 얼마나 서운하고 눈물나던지...ㅜㅜ 퇴원후에도 몇주 약먹어야 한다고해서ㅇ그냥 단유해버렸네요.전 욕심에 두돌까진 먹이고 싶었거든요 ㅎㅎ 첨엔 너무 허전하고 저역시 상실감이 컸지만 이쁜짓하는 아이보니 금방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얼른 퇴원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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