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막하 수술후 27일째...
봄시내
맨날 다른분들의 글을 읽고 덧글을 몇개 달다가 이젠 제가 올리네요...자세히 쓰느라 조금 길어요^^;
경험있으신분들 조언좀 듣고 싶어서요~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아빠는 지주막하 출혈로 뇌실내에도 피가 차서 출혈양이 굉장히 많은 상태였습니다.
중환자실에서 21일(3주) 계셨고 22일째 되는날 일반병실로 옮겼구요.
수술은 출혈양이 많아 개두술 후 클립으로 꽈리 2개 찝고, 뇌부종은 심하지 않다하여 머리뼈는 닫고 나오셨습니다.
후에 뇌압과 뇌실내 피제거를 위해 관두개를 꽂고 계셨고 뇌압을 조절하던 관은 1주일 정도쯤 빼셨고 뇌실과 연결되어
있던 관도 2주 정도 안에는 제거하셨습니다.
현재 피는 다 흡수된 상태고 중환자실에서 혈관연축.수두증 합병 없이 잘 버티셨는데 혈액에 균이 발견되서 한동안 미열과 고열을 왔다갔다 하셨지만 다행히 맞는 항생제를 금방?(4~5일정도) 찾아서 맞고 난 후 부터 열도 잡히고 하셨습니다.
열이 잡히니 휠체어를 태우라고 하시더라구요..
눈은 7일째 되는날부터 뜨셨구요. 의식은 없어보였어요 초점도 안맞고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그냥 눈만 뜬 상태였습니다.
휠체어는 15일? 2주지나고부터 타셨구요.
16일째, 휠체어 타는날 의식이 돌아오고 계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전에는 휠체어를 탈때도 눈감고 주무셨고, 뜬다하더라도 먼곳을 응시하시거나 부르는 말에 그닥 반응을 보이시진 않았습니다.그런데 그날은, 제가 아빠손을 잡고 말을 걸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목을 조금씩 움직이며 저희 (엄마.오빠.새언니.나)를 한명 한명 눈을 마주치며 보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아빠 우리알아보겠어? 내목소리 들리면 손한번 꼭쥐어봐 했더니
꼭 쥐고 한번 더 했더니 꼭 쥐고 하시네요. 중환자실에 매일 면회갈때마다 의식이 안돌아오셔서 걱정도 하고 속으로 애도 많이
태웠는데, 사람들은 다 기다리면 된다는데 혹시 우린 안그러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매일 불안해 하고 있었는데 그때에 그 벅차오름은 정말 겪어보신분들은 다 아실거라 생각되요.
그러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부르면 눈을 돌리고 고개를 돌리시고 하시는데 그때와 같이 확신할 수 있는 반응은 또 없더라구요.
22일, 일반병실오고나서 저희는 주말에는 계속 모든 가족이 다 붙어있고, 평일엔 엄마가 간호하시고 저녁엔 오빠와 저,그리고 새언니가 매일 같이 일끝나고 가서 휠체어 태우고 말도 걸고 합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어느날부터 목으로 대답을 하시더라구요 끄덕끄덕 도리도리
예를 들어 엄마가 커피를 코에 갖다대주며 여보 커피냄새나? 당신 이거 좋아하잖아 했더니 끄덕끄덕
아빠보러온 친척동생을 가리키며 제가 아빠 XX 왔어 알아보겠어?~ 도리도리
이런식이에요~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하진 않아요..10번물어보면 3~4번? 정도...)
어느날은 손목을 연필쓰시는거처럼 움직이시길래 펜을 드려봤더니 막 무언가를 쓰세요 아빠 내이름뭐지? 이러면 막 쓰는데 글씨는 전혀 아니고 그냥 직선? 왓다갓다 뭐라 쓰시고 싶은데 안되시나봐요..
그리고 월요일부터 침대에 묶어서 세우는 재활, 다리 팔 전기치료 하십니다. 하고 나더니 정말 잘 움직이지 않던 왼쪽 다리를 움직이시네요...
오늘 저녁도 오빠와 아빠 휠체어 밀며 이상화 선수 금메달 딴 영상도 보여주고( 보여드리면 눈으로 보고 계세요) 아빠가 열심히 재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계속 그렇게 말해주고 할수있다고 계속 말해줬는데 듣고 계신지 멍한 눈빛이 아니라 듣는듯한 눈이었어요.
엄마가 낮에 간호하실 땐 휠체어를 태우시는게 힘드니까, 엄마가 아빠좋아하는 노래 들려주고 말걸고 하거든요.
근데 확실히 누워있을때보다 앉혀 놓으면 더 반응이 많아요 눈도 더 또렷하고, 그래서 저희가 저녁에 꼭 가서 무조건 휠체어 태우려고 하죠 . 처음엔 목베개와 머리 떨어지지 않게 붕대로 휠체어와 같이 묶고 다녔는데 그러면 힘이 안길러질것 같아
붕대도 어느 순간부터 안하고 엊그제 부터는 목베개도 안합니다. 아빠한테 아빠 우리목에 힘주는거 연습하자 목에 힘줘 5초 자 5,4,3,2,1 이렇게 하면 정말 힘을 주세요 목이 부들부들 떨려요 손에 느껴집니다.여기까지가 저희얘기구요.. 지금 까지 상황들.. 자세히 적다보니 글이 너무 기네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제가 궁금한점은
아빠가 낮에는 항상 커텐과 엄마만 보니까 자극이 이제 안될것 같아요 매일 반복되니까, 인지를 더 빨리 돌아오게 하는
무슨 방법없을까요?~ 지금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시고 표현 잘 하게 되신 뇌출혈 환자분 계시면 조언좀 구할게요..
저희는 아빠가 손에 힘을 많이 주셔서 지압 아령 손에 잡고 계시게 하고, 지압봉?(끝이 뾰족한) 걸로 혈도 눌러드리고 하거든요.
휠체어 태울땐 공책과 연필은 꼭 쥐고 계시게 하고 목연습도 하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ㅈㅏ극이 있을까요?~ 인지가 돌아올만한.. 연습..
아시는 분 많은 답변 부탁드리고 궁금한점 있으시면 물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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갅지삘여우
동공이 열려있다고 동공반응이 재활의 척도라고 하네요..혹시 아버님께서도 동공이 열리셨다가 눈을 뜨셨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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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깃
아버지께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니 너무 다행이네요~~혹시 처음 병원오셨을때 의식상태는 어떠셨는지..??7일만에 눈을 뜨셨다 하셨는데..저희 어머니도 지금 뇌지주막하출혈로 쓰려지셔서 코일색전술하시고 중환자실로 오신지 4일째네요..출혈량이 많고 처음 병원왔을때부터 반혼수상태여서 아마 의식회복이 희박하다고 의사들이 자꾸 얘기하네요..이런글 보면 희망을 얻곤하는데 저희 어머니도 시간이 지나면 의식이 회복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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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잎
저의어머님은 팔다리 마비는 없으나 팔은얼굴까지 천천히 올라가고 다리는 천천히 접었다 펼정도인데 심하지는않지만 팔은 올리려면 덜덜 떨어요..어던때는 떨지 않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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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혹시 떨림증상은 없으셨나요?? 아빠가 오늘부터 팔을심하게 떠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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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정말비슷하네요 아빠가 어제부터 설사하시더니 오늘은 컨디션이 너무안좋으세요ㅠ 에휴 참 이병은 환자 컨디션 하나에 가족들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하네요...ㅠ ㅠ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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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두
미열은 일반병실와도 달고 계시고 저의어머님은 계속된설사(설사땜 미열이자주있는것같음)로 콧줄식사도 제대로 못해 살이 너무빠져 전신건강상태가 많이안좋으시고 의식은 어느날 상당히좋은 상태를 보여 담날 조금더 기대해보는데 오히려축쳐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상태입니다.
출혈후 병원이송 시간도늦었고 워낙 연로하신분이라 이정도라도 다행이란 생각도듭니다.
님아버님은 아직 젊으시니 하루가 다르게 회복되리라 생각되고 아직은 한 가정의 가장이신데(저랑 비슷한 연배시네요) -
스릉흔드
감사합니다. 저희아빠는 55세로 나이는 젊으시구요 작년에 저랑 종합검진했을때도 다른곳다괜찮으셨어요^^ 그런데 일반병실로 오고나서부터 밤만되면 미열이 오르네요. 아침엔 괜찮고.. 어머님도 일반병실에서도 열있으셨나요? 평소에 담배를 두갑씩 피셨었는데 그래서 처음엔 잦은석션과 가래도 노랗고 검고했는데 금연 거의 4주차되자 가래는 묽고 투명하게 됬습니다만 여전히 기침할때 많이나오시네요ㅠ 그래도 님 어머님께서는 연세도 많으신데 좋아지시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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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
저의어머님(82세)이랑 증세는 비슷하네요.
지주막하출혈후(작년10월12일발병) 코일시술,뇌실배액술후 수두증까지와서 션트술,다행히기관지삽입은 하지않고 중환자실에서 7일만에눈은떳으나 의식은 거의없는상태로 32일째 일반병실로왔는데 힐체어타고 재활 매일2시간씩,점점 눈뜨는시간도 많아지고 사람도 알뜻모를듯, 물음에 고개로 긍정 ,부정표시정도했는데 수술112일째되던날(마침설날임) 아들,딸 이름을 확실히 알아들수있을 발음으로 처음 얘기를하심.손주들은 알지못함.
그 -
환히찬
아 감사합니다 저희도 그래야겠어요!! 계속 알려줘야겠어요 정말 간단한거같은데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효과가있을것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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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
좋아하시던 노래 틀어드리는 것 이외엔 저도 도저히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서ㅠㅠ 못해드렸었어요. 저희는 엄마가 가족들을 잘 구분하질 못하셔서 가족들이 다들 \여보, 남편왔어\ \엄마, 딸왔어\ \어머니, 아들왔어\ 하고 \남편 여기 있네\ 이런식으로 자꾸 호칭이랑 얼굴을 계속 계속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처음 말을 하신게 남편 딸이름 아들이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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