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당당한 의료인이 되고싶습니다
찬누리
스스로 진단내린 공황장애를 3년째 앓고 있는 신규간호사입니다..
어디서부터 저의 얘기를 시작해야할지..
처음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대학교1학년 의학용어 시간이였습니다.
그때 교수님께서 심근경색에 대해 강의하셨는데, 의사 네분이서 고스톱을 치다가 꼭 음식이 체한것처럼
답답한 것 같아서 이상하게 여겼으나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는 바람에 그자리에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심근경색은 소리없이 찾아오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그런강의를 딱 듣는 순간부터였습니다.
목에 이물감이 가득찬 것 처럼 침이 잘 삼켜지지 않고, 속이 답답하며 두근두근, 손과 발에는 땀으로 가득하고 너무 어지럽고
혼자 불안해서 수업을 듣던 중에 나갔습니다. 왠지 나도 심근경색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으로 다른 교수실로 찾아갔습니다.
저는 교수님께 지금 심근경색에 대해서 배우는 중에 왠지 나도 심근경색인 것 같아서 찾아왔다고하니
교수님께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얼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거기에 덜컥 겁이 먹어 어머니께 전화하니까
폰이 꺼져있어서 더 공포에 휩싸여서 집으로 가는길 혼자 스스로 돈도 없이 무작정 응급실로 찾아갔습니다.
그때 저보다 더 위급한 환자를 돌보시느라 정신없는 의료인들께 가서 빨리 숨쉬기가 힘들다고 산소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심장검사 해봤더니, 다 정상으로 나오고 그때 인턴샘은 저보고 건강염려증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이 의사는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집 근처 다른 병원 이비인후과를 가봤습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내시경을 해보았더니, 위식도역류질환. 그렇게 진단받고 위장약을 3개월을 먹었습니다.
그러고 한 몇달 잠잠했나 ? 그러다한창 대학교1학년때라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한번은 빈속에 과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정말 속이 쓰리고 안좋아서 위내시경을 하게되었는데, 위암초기 증세가 보인다며 조직검사를 했는데, 또 마침 그것도
그냥 단순한 급성위염으로 판독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충수절제술도 같이 받게 되고 이제는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뭐 가끔가다 한번씩 몇달마다 한번씩 한달에 한번씩 이렇게 기간이 짧아지면서 혹시나 갑상선문제가 있나
싶어서 갑상선 초음파도 했는데, 정상이라고 나왔습니다.
대학교2학년, 실습 중 방학때 틈을 내어 중국해부연수를 다녀 사체해부를 하고피곤이 극도였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오자마자
간호행정실습으로 나이트 근무도 하게되고 거의 24시간을 잠을 못잔적이 있었습니다. 또 이때를 계기로그냥 극심한 불안정도였던 공황증세가심장근육의 파르르한 떨림과물침대에 누워있는것만 같은 어지럼증, 손떨림, 손 발 저림, 맥박도 완전 빠르고 ,
완전 패닉상태가 되어이대로 자면 정말 죽을 것 만 같아서새벽꼬박 밤을 새고 해뜨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순환기 내과로 접수하고 EKG, 심 초음파, 24시간 맥검사(holter)를했는데도 다 정상으로 나와서 그쪽에서 신경과로 f/u해줬습니다.
신경과에서 의사샘이 상담하시더니 너무예민하다고, 원래 학생때는 다 그럴 수 있다며, 정 불안하면 MRI찍어보자고 하셔서
잠깐 입원하여 뭉친 어깨근육을 푸는 물리치료 받으면서 근이완제와 자낙스 진정제를 며칠 복용했습니다. 물론 MRI는 정상이였구요.. 그렇게한 4일 입원하고 약먹고 했더니 한결 나아져서 약을끊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의료인이될 사람인데, 왠지나약하고 정신질환자가 된 것 같아서 스스로 이겨내리라 하고 끊었습니다.
그렇게 한일주일 정도를 버티다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서 진짜 힘들때마다 하나씩 불규칙적으로 먹었습니다.
이런스트레스로 인한 공황, 공황으로 인한 스트레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 대장염, 등 악순환...
한의원에 가서위장을 다스리는 한약도 3재나 먹고 공황을 침으로도 다스려보기 위해 침도 많이 맞았습니다.
다 내가 너무 예민해서 스트레스로 인해서 잠깐 그런줄 알고 국가고시만 끝나면 나아지겠지 , 국시가 끝나기만을진짜 겨우겨우
버티며 기다렸습니다.
중간중간에 응급실도 여러차례 갔었고 새벽마다 잠도 못자고 맨날 자는 엄마 깨워서 울면서 왜 나는 하루라도 행복하고
건강하고 아무걱정없이 살 지 못하는지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 예민해서 그런거야. 심리적인 문제로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일시적인거야. 나보다 힘든사람도 많은데, 그냥 이겨내자. 차라리 죽으면 죽어라 하지 이런식으로 마음도 다잡고
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미쳐버리는건 아닌지도 힘들었습니다.
전 이제 의료인입니다. 하지만 의료인결격사유 중 하나인 정신질환자.....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힐까봐.....
이제는 진짜 제 혼자힘으로는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하루에 수백번도 맥박을 짚어보고 집에서 혈압도 측정하고 ....... 병원생활도 너무 힘듭니다.
정신똑바로 안차리면 바로 쓰러질 것 같아서..
처음에는 몇달마다 한번, 그 한번도 십분이내이던 것이 이제는 매일매일 거의 잠시도 빠짐없이 나타납니다..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정신과를 가면 결혼하는데도 문제있고 의료인으로 병원생활하는데도 지장이 있을까요 ? ㅠㅠ
이젠 진짜 여기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런 두서없이 긴 저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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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
지금은 제가 다 완치 되신줄 알아요..늘 밥도 잘먹고 웃고 하니깐요..그치만 뒤에서는 아직 조금은 힘들죠..ㅎㅎ정말 힘드시면 병원가셔서 상담받으시고 주의에 친한 분들께 도움을 청하세요~믿을만한 직장동료가 있으면 더 좋겠네요..국시보느라 많이 힘들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텐데 직업포기하지 마시고 항상 힘내고 우리 같이 열심히 한번 살아봐요~~^^사이트에도 자주 놀러오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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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저도 의료인 입니다..전 간호사는 아니구 치위생사인데 저도 첫 사회생활하면서 불안장애라는 것이 와서
정말 힘들고 마음 고생 많이했어요..일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치과라 이빼고 맨날 핸드피스갈고 임플란트 심고 늘 날마나 피를 보면서 살죠..어릴때 부터 피보면 현기증이 많이 났었는데 이일을 하면서 조금씩
없어졌어요..불안하고 공황때문에 현재 하시는일을 포기 하지 마시고 끝까지 부딪히길 바래요..의료법에 나온 의료인은 정신질환자가 아니어야함..이말에는 마약,대 -
카이
저는 늘 저혼자만 이렇게 혼란스럽게 패닉상태가 되어있는건줄 알았는데, 저와 다들 비슷하신 분과 이렇게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든든합ㄴㅣ다.. 여기서 더 자주 나눠야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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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
구구절절 공감이 가네요. 전 공황 심할 때 손가락을 아예 경정맥에 대고 살았습니다. 맥박을 체크하려고요.
그런데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치료하면서 스스로 방어기제를 갖추도록 노력한 결과 어느 순간 맥박수에서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자연스럽게 맥박을 재지 않는 상태로 생활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죠.
한 2년 정도 걸렸을 거에요. 아마... -
미쁘다
갠적인 생각인데 정신과 약이랑 감기약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몇년동안 감기가 안떨어지던 사람이 쌍화탕을 먹어서 좋아지는 것과 좀 비슷하지 않을까
제가 패닉디스오더 상태라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
남은
아 눈물나네요..
그 맘 잘압니다 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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