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닷컴

원래 생리가 불규칙하긴 했는데, 한 달을 건너뛰더라구요.
결혼 일주년 기념으로 여행갔을 때, 결혼 후 첨으로 피임을 안했었거든요.
그게 바로 임신으로 이어졌었는지 어쨌는지...
신기한 건 처음 예정일을 건너뛰어서 바로 임테기로 테스트 했더니 음성이었고,
2주 기다려도 안나오길래 다시 해봤더니 또 음성이었어요.
전에도 그런 적이 몇 번있어서.. 또 아니겠지~하고 넘어갔는데..
그러면서 술도 마시고, 약도 먹고 그랬죠 ㅠㅠ

그러다 산전 검사나 해볼까 3주 있다병원을 찾았는데, 임신이라는 겁니다!!
전전날간만에 과음했던거, 전번 달에 허리 아프다고 약먹었던거 다 생각이 막 나면서
어찌나 무섭고 걱정이 되던지.. 의사 선생님 붙잡고막 울었어요.
급 당황하시던 여자 선생님, 아기원치 않으시나요? 이러시고;;;
완전 애처럼 울먹 울먹 떠듬거리면서 그게 아니고 약도 먹고 술도 먹고... 저 어째요.. 하고 펑펑 울다가 나왔습니다;;;
근데,마지막 생리했던 날로부터 따지면 2달이 넘는데 수정된 상태로 봐서는 5주 정도 되었다고 하던데요.
이런 경우가 있을수 있나요?

이건 뭐 다 지난 일이니까, 더이상 신경 안쓰고 앞으로 몸가짐 잘해야지 마음먹는 선에서 끝났구요.

지금 제 고민은...
우선 엄마가 된다는 게 걱정스럽고,제가 임산부라는 사실이무섭습니다. ㅠㅠ

임신출산사이트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저도 임산부라는 걸 감안하고 들어주세요 ㅠ
전 제가 더이상 여자나, 사람이 아니라 마치 에일리언(!?)이 된 거 같은 느낌이에요. 제 스스로가 징그러운 생각까지 들어요.
만삭 사진이나 뱃속의 태아 사진을보면 더 그렇구요.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끼치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제 배 안에 살아있는 생명이 있다니... 신기한 건 잠깐이고 바로 끔찍해졌어요.

점점 자라고 있을, 이젠 한 올리브만한 크기가 되었을 울 아기한테 너무너무 미안한데도 그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과연 좋은 엄마가 될수 있을지.... 앞으로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한숨만 나오네요.

너무 빨리 생긴 아가라서, 준비없이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남편은 좀더 천천히 가져도 된다고 그랬는데, 제가 막 우겼었거든요. 우리 애기 갖고 싶다고..
저 원래 애기들 정말 좋아하구요. 대학 4년동안 재활원다니면서 주말마다 애기들 보러봉사다녔을 정도..
근데 왜 막상제 몸에애기가 있다고 생각하니, 왜이렇게무서울까요?

임신한 친구말은 처음이라 그런 거라며, 태동이 있고 그럼 아기랑 교감이 생겨서좋아질꺼라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태동은 말만들어도 몸서리가 쳐지는걸요.. ㅠㅠ

아... 저 어떻하면 좋아요..
혹시 저랑 비슷하셨던 분(비슷하신 분도 좋고요ㅠ) 계세요?
정말 임신 초기, 호르몬 이상..제발 이런 거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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