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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날 경막하 출혈로 아버지가 쓰러지셨었습니다. 응급실에선 수술을 하게 되면 뇌사,반신불수
수술을 안 하면 수일내에 사망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다행히도 수술을 안 하고 경과를 지켜본 결과
출혈로 인해 우측으로 쏠린 뇌의 위치가 제자리로 돌아왔었구요.
그 후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가량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다행히 사지 멀쩡히 다 움직이셨습니다.
사람도 알아보시고 예전에 있던 일들도 다 기억하셨구요. 말도 어눌하지만 잘 하시는 편이였습니다.
하지만 2주차에는 심한 섬망증상으로곤욕을 치뤘었습니다. 보호자로 옆에 있으면서 별의 별 욕이란
욕은 다 먹어본것 같네요. 마치 인격은 없고성격과 기억만 남아있는듯한 느낌이였습니다. 눈빛부터가 달랐어요.
3주차에는 그런 섬망증세는 많이 완화되었지만 인지장애와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자기 병실을 찾지못하는것은 물론
10분전에 한 말이나 행동들도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퇴원하게 되었어요. 기간도 다 되었고 병원측에서도 약처방밖에 해주는게 없으니 퇴원을 결정한것 같습니다.
실은 머리쪽에 남아있는 피를 제거하려는 수술을 하기위해 병원 교수님과 면담을 했는데 아버지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것도
아니고 간단한 수술이긴 하지만 머리수술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을 못 하는 일이고 어차피 머리에 있는 피는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가기에 (사라지지 않을수도 있지만) 수술은 안 하기로 결정했었어요.
물리치료에 대해서도 질문을 했었는데 물리치료는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 분들이 하는거고 저희 아버지같이 걸어다니고
밥도 드시고 스스로 할것 다 하는 사람은 물리(재활)치료가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거라고 하시네요.
퇴원을 하고 집에 온 지금. 하지만 헛소리를 하는거나 인지력,기억력이 떨어져사리분별을 잘 하시지 못하고
10분전에 한 행동을 기억하지 못해 금방 식사를 하시고도 또 밥먹자고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암담하기만 합니다.
뇌출혈은 시간싸움이라 들었는데.. 그래도 너무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괴롭기만 하네요. 아버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요? 정말로 물리치료는 안해도 되는건지, 재활치료는 어떤걸 해야하는건지 이런 커다란 일은 처음 겪어보는 거라
막막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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