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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성공한 사람인가?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제5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Honorary Golden Bear)’을 수상했다. 명예 황금곰상은 영화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으로 수상자는 여지껏 18명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아시아인으로는 첫 수상이다. 한국영화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독일 유력지 ‘슈피겔’에서 이번 수상과 관련, 임감독을 ‘한국 영화의 대부(代父)’라고 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인터뷰에서, “그냥 도태되지 않고 끈질기게 했다는 것에 대한 예의적 표현이라고 본다”라는 말로 답을 했다고 한다.
62년부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올해로 43년째 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한 마디로 영화에 빠져 살았고, 영화가 그의 전부라는 얘기다.

나는 그의 꿈을 모른다.
하지만, 이미 그는 꿈을 이뤘거나, 이뤄가는 중일 것 이라는 짐작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꿈이란, 산이 막아서고, 강이 가로막아도 물러서지 않고 일생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라 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도태되지 않고, 끈질기게 영화만을 고집했고 이제 세상은 그것을 알아준다. 올해 그의 나이 69세이다.

그의 소식을 접하면서, 오늘날의 청년실업을 되짚어 본다.
요즘의 젊음은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에, 하고 싶은 것이 없다.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하지가 않으니, 한 가지만 집중해서 준비를 할 수가 없고, 시간만 흐른다. 시간에 밀려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것만 쫓는다.

그리고, 대기업과 공기업에 들어간 친구와 주변인들을 끊임없이 자신과 비교한다.
이미 눈높이는 높아졌고, 처음부터 좋은 조건에서만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는 관계없이 조건이 언제나 우선이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분야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능력을 갖춰나가라는 것이다. 때문에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조건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언젠가 TV에서 임권택 감독을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감독님은 성공하셨는데, 성공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리포터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성공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보다 좋은 조건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0대 후반의 거장이 한 얘기를, 20대 중후반의 구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그때 가서 조건을 따져도 되지 않을까?

청년 구직자들은 이미 젊음이라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엄청난 조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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