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후, 거짓말처럼 입맛이 바뀌어버렸어요.
총알탄
오늘로써 항암1차 3일째입니다.
암 판정받고도 엄마가 흔들리실까봐 제대로 운적 없었는데, 항함 후 부작용때문에 어쩔줄 몰라하시며 누워계시는 뒷모습보고
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엄청 울었네요.
제가 매번 기도할때마다엄마대신 제가 다아플때니 모든 고통은 저에게 주시고 엄마에겐 담대함을 주세요라고 해서인지,
저도 입덧하는것처럼 음식을 못먹겠더라구요.
아무것도 드시지도 못하다가 사이트에서 공부한걸 토대로 현미누룽지 조금, 동치미 조금드렸더니 잡수셨어요.
어찌나 감사한지 ㅠㅠ 정말 경험담에서 나온 팁들 일러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한번 드시더니 또 못먹겠다고 하셔서, 도대체 뭘 해드려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소변을 제대로 못봐서 손발도 부으시고 부종이 오시는거 같아 고민하다가 노폐물 배출에 좋다고 해서 녹두죽을 끓여들였더니,
그날 저녁에 소변을 엄청 시원하게 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다음부턴 멀미, 울렁거림, 등이 차차 나아지셨어요.
그리고 오늘은 엄마가 평소에도 워낙 깔끔한걸 선호하셔서 집안 청소를 좀 했는데,
밀린 손빨래며 화장실 청소며이것저것 하다보니 체력소모가 장난아니더라구요.
이렇게 늘 정성들여 가족을 보살펴주셨는데, 그동안 왜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따듯한 말한마디 해주지는 못할망정
잔소리나하고 핀잔이나 주고....정말 못된 딸이란 생각에 청소하며 눈물 좀 흘렸습니다.
그런 글을 봤습니다. 항암하면 입맛이 바뀌고 속이 안좋아서 얼큰하고 매콤한 음식이 땡긴다고.
평소에 매운걸 안좋아하시는 엄마였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입맛이 바꼈습니다.
새콤한 파인애플 드렸더니 왜이리 들척지근하냐고 싫어하시고, 달달한 바나나를 드렸더니 왜이리 떫떠름하냐고 싫어하시고...
제가 아직 철없는 26살이라 나름 책도보고 인터넷도 보면서 노력해서 음식을 해드리는데, 정말이지 입맛이 예민해지셨어요.
예전에는 음식 해드리면 정말 잘 드시고 가리는게 없었는데 말이죠.
저녁에 청양고추넣고 표고버섯넣고 시래기 된장국 드렸더니 그것도 느글거려서 못드시겠다고 하셔서
다시 김치넣고 콩나물국 해드렸더니 드시고는 좀 개운하다 하시네요 ㅠㅠ
이 나이에 부족한 제가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워 혼났습니다.
이럴 때 무슨 음식을 드리면 잘 드실까요? 앞으로 바껴버린 입맛과 국도 제대로 끓일 줄 모르는 제가 참 걱정됩니다.
그리고, 제가 육수낼때 양파, 무, 대파, 양파껍질, 멸치, 그리고 말린표고버섯 2~3개 정도 넣고 우리다가
그 표고버섯을 넣고 국을 끓이는데,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까 표고버섯 우린 육수도 먹으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ㅠ
제가 안그래도 힘든 엄마에게 큰 실수한거 같아 미치겠네요.
저도 분명 함암시 약용버섯 다린 물은 절대 복용하시지 마시라고, 음식교육 때 들었는데,
무슨 귀신이 씌였는지, 표고버섯을 넣고 육수를 내고 있었으니...
지금 한 2~3그릇 드셨는데 이것때문에 간수치 높아져서 항암 미뤄지진 않겠죠?ㅠㅠ
제 모든걸 엄마 기분과 스케쥴에 맞춰서 생활하고 공부하고 기분이 어떤지, 혹시 어디라고 아프진 않은지,
잠깐이라도 먼산 바라보고 계시면 가서 말이라도 한마디 던져 드리면서 늘 노심초사 하고 있는데,
지금 너무 죄책감에 빠져들고 있어요.
지금 여기 계시는 모든 유방암 환우 여러분, 이렇게 가족들은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을 위해.
그러니 꼭 견뎌주시고, 버텨주세요.
-
황소눈
이런정성과 사랑이라면 흰죽만 드려도 분명 최고의 몸보신으로 몸속에 쏙쏙 스며드실꺼에요. 전 양배추김치랑 동치미가 넘 먹고싶어서 어무이께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함께 이겨내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께요^^
-
내꺼하자
듣던중 반가운 말씀이에요. 1차가 제일 힘들었다는 그 말! 제가 다 힘이납니다. 그럴게요. 아마 가글 하시는거 또!! 잊어버리셨을겁니다ㅋㅋㅋ 구내염이 오면 더 못드실테니 관리잘하시도록 할게요. 늘 힘내는것도 잊지말아요 우리^^
-
지후
감사합니다~ 입덧엔 약이 없지만 후유증엔 약이 있잖아요, 힘들면 또 거기에 맞는 약이 있으니 담 진료때 얘기해 보시구요, 제 기억엔 1차가 처음이라 젤 힘들었답니다. 구내염 안오게 식염수 가글 자주 하시게 하고 마지막까지 화이팅해요!!
-
두힘
그렇군요. 이런 소중한 경험담이 저에게는 위안도 되고 좋은 정보도 되네요. 감사합니다ㅠㅠ 앞으로 더 신경써서 정신차리고 음식해드려야겠어요. 처음에 엄마에게 입덧증세와 똑같대~~곧 괜찮을꺼야. 라고 말씀드렸더니 나는 이렇게 심하게는 입덧은 해본적도 없다고 하시더라구요ㅋㅋㅠㅠ 잘 이겨내시고 계시군요. 정말이지 부럽기도하고 대단하다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마지막 그날까지 화이팅!!!
-
들햇님
입맛은 점점 나아지니 일주일정도만 고생하심되고 입덧처럼 문득 드시고 싶은게 생기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전 보리차 끓일때 구수해서 표고버섯 말린거 하나 넣는데 항암 안밀리고 5차까지 맞은거보면 간수치에 큰영향은 없나봐요~지금처럼만 하심 잘 견디실꺼예요^^
-
어서와
그렇군요ㅠㅠ 항암은 마치 독약을 마시는것과 같다더니 ㅠㅠ 저도 나름 강한 정신이라 암판정때 엄마 흔들릴까봐 다 잘될꺼라고 괜찮다고 다독였었는데. 항암 후에는 밥먹는 시간시간 그리고 하루하루가 늘 노심초사고 눈물도 남몰래 많이 흘리네요. 환자 본인은 오죽 힘들까ㅠㅠ 앞으로는 더욱 맞춰드리고 이해하려 노력하려해요. 저도 언제 이런 인생공부를 하겠나하는 마음으로요~ 힘드시죠? 오늘보다 내일이 더 편안하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힘힘!!
-
울트라
얼마나 힘드실까요. 이렇게 몸만 다 큰 딸이 도와준답시고 마음만 앞서 설레발치고 돌아다녀도 늘 부족한 실수투성이인데. 아픈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죠. 지금 이 아픔들 버텨주고 견뎌주시는 것만으로도 아마 아드님은 엄마의 사랑 그리고 정성을 아는 마음 따뜻한 사람 될거라 생각합니다. 보란듯이 버텨주세요. 잘 하실겁니다. 늘 기도할게요
-
은솜
저도매일기도를통해서평안을찾았네요저는이제중학교들어가는아들하난데어머니가너무부럽네요지금따님그정도면최선을다해서잘하고있으니엄마위해서더기도하시고죄송해하지않아도될것같네요빠른쾌유늘빕니다
-
리나
답변 감사합니다.ㅠㅠ 몸만컷지 할줄아는게 너무 없네요. 뚝딱뚝딱 맛있는거 많이 해드리고 싶은데 왜이리 부산스럽기만하고. 마음만 앞서고 있어요. 엄마는 제 나이에 자식을 낳고 가족을 보살폈는데 말이죠ㅠㅠ 이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주말밤 편안히 보내시길 바랄게요.^^
-
한무릎
표고버섯 육수낸정도론 괜찮아요. 저도 김칫국이 시원해서 그런식으로 마니끓여먹었어요.^^
번호 | 제 목 | 글쓴이 | 날짜 |
---|---|---|---|
2699059 | 방사선치료 환자와 임산부..(어린아이도포함) (4) | 두메꽃 | 2025-06-22 |
2699031 | 힘이될수있는 빠른답변 부탁드립니다.. (3) | 딥레드 | 2025-06-22 |
2699005 | 의요실비 질문이용 (2) | god | 2025-06-22 |
2698976 | 전절제시 복원수술이요... (10) | 월향 | 2025-06-21 |
2698946 | 탈모는 도대체 왜!!! 생기는걸까요.. (1) | 다크 | 2025-06-21 |
2698920 | 유방암진단... (10) | 범한 | 2025-06-21 |
2698865 | 이게 왕뜸 맞나요? (10) | 어른처럼 | 2025-06-20 |
2698811 | 방사선치료에대하여 (2) | 핫핑크 | 2025-06-20 |
2698788 | 막항3주 지났는데 근육통 관절통이 아직도... (3) | 자랑 | 2025-06-20 |
2698759 | 어머니께서 방사선치료를 다니셔야하는데요 (1) | 새난 | 2025-06-19 |
2698729 | 생리에관해서요 (2) | 이루리라 | 2025-06-19 |
2698702 | 대변..을 하셧어요 | 초코홀릭 | 2025-06-19 |
2698680 | 엄마가 너무 걱정을 많이하시는데 (8) | 크리미걸 | 2025-06-19 |
2698624 | pet까지 받으신 어머니 (2) | 청력 | 2025-06-18 |
2698567 | 서울대 수다님 vs 한원진선생님 (10) | 해님꽃 | 2025-06-18 |
2698538 | 재건수술비 (10) | 장난감 | 2025-06-17 |
2698510 | 산초기름 (3) | PrinceSs | 2025-06-17 |
2698483 | 항암약 종류 차이 (3) | 채꽃 | 2025-06-17 |
2698461 | 상피내암 정기검사 (9) | 방방 | 2025-06-17 |
2698437 | 항암중 장염오면 어쩌나요? 힘들어요ㅜㅜ (5) | 파란 | 2025-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