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처음으로 공개된 소년재판
벤자민
2일 춘천지역 생활지도 담당 교사들이 춘천지법 202호 법정에서 열린 소년재판을 참관하고 있다.<최승현 기자>
수의 차림의 초췌한 모습도, 신경전 속에 벌어지는 법정공방도 없었다.
하지만 어린학생들이 눈물을 머금은채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법정 분위기는 그 어느 재판보다 엄숙했다.
2일 오전 소년부 재판이 열린 춘천지법 202호 법정.
재판이 시작되기전 춘천지역 중학교 교사 4명이 법정 방청석에 들어섰다.
춘천지법은 이날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선 학교의 생활지도 담당 교사들에게 소년재판 법정을 공개했다.
소년재판은 비공개가 원칙이나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소년법 제24조 제2항에 따라 참관을 허가할 수 있다.
이같은 법정 공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초등조치를 담당하는 생활지도교사의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평소 생각치도 못했던 낯선 자리에 참석하게 된 교사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법원에서 사전 배포한 자료를 꼼꼼히 살펴봤다.
잠시후 재판장인 권순건 판사가 “소년재판을 시작하겠다”며 특수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ㄱ군을 호명한 후 차분한 목소리로 범죄사실을 읽어 내려갔다. “지난해 9월 승용차에서 금품을 훔친 것 맞죠. 도대체 학생이 총 몇건의 비행을 저질렀는지 아느냐”(권 판사)
ㄱ군은 떨리는 목소리로 ‘예’ ‘예’를 반복하며 “한 10건 정도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권판사는 톤을 높여 “10건이 넘는다(14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망설이던 ㄱ군은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한채 머리를 숙이고 간간이 몸을 떨었다.
권 판사는 “유리창까지 깨고 금품을 훔치는 등 비행이 점점 대담해지고 상습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때 국가가 강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6개월 이내 단기 소년원 송치에 해당하는 9호처분을 내렸다.
ㄱ군 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던 교사들의 표정은 일순간 굳어버렸다.
이날 단순절도 행위를 한 ㄴ군은 보호자위탁및 사회봉사명령 40시간, 외출제한 2개월 처분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관한 법률위반 행위를 한 ㄷ군은 6개월이내 단기소년원 송치인 9호처분을 각각 받았다.
40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비행청소년들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한번 기회를 주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권 판사는 일부 비행소년들에게 사회봉사명령을 내리면서 “부모들도 함께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자녀들이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교사들은 최성준 춘천법원 원장을 비롯, 소년재판을 담당한 권순건 판사 등과 함께 법운 소회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학교폭력의 예방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박모 교사(42)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소년재판에서는 벌을 주는 것 보다 아이를 보호하고 치유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았다”며 “오늘 경험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 개최시 처분 기준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보호관찰소에서 어떤 학생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지 학교에 통보해 주지 않아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최성준 춘천지법원장은 “비행소년들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떠한 처분을 받는지를 직접 보신 것이 앞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좋은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보호관찰소를 통해 보호관찰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관행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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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전에 텔레비전에 소년법정 나왔던거 봤었는데, 성인법정과는 또 다르게 정말 중요한.. 청소년 선도,개화가 이루어져야하는 마지막 울타리같더라구요.. 더 엇나가기전에 사회로 다시 돌아올수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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